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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미술은 다르다.

하나는 귀를 즐겁게해주는 예술이고 다른 하나는 눈을 즐겁게해주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이것들이 귀로 그리고 눈으로 들어와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차이가 없지만 방식에 차이가 있다.

음악과 미술이 기본적으로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말인가요?  ^^;; )

아무튼 굳이 귀를 기울여 특정한 소리들을 들으려하지 않아도 들리는 것이 음악이지만 생각해보면 미술은 찾아서 보지 않으면 감흥을 이끌어낼 수 없다.

둘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의 속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컴포지션8




소리는 떨림을 가진다. 다시말해 소리는 진동으로 이 진동은 우리가 직접 어떠한 소리를 듣지 않더라도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친다. 콘서트장이나 혹은 대형 우퍼를 놓고 노래를 틀어보았다면 알것이다. 소리도 소리지만 그 우퍼에서 전해지는 진동에 우리 몸이 무의식적으로 반응을 한다는 것을... 

따라서 소리는 진동이라는 우리의 의식과는 별개로 작용하는 무서운 무기를 이용해서 우리의 일상속에 깊숙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미술은 다르다. 미술은 일단 음악과 같이 무의식을 강타할 강력한 무기가 거의없다. 대부분 의식적인 것에 의해 지배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자연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에 열중했던 탓에 우리들은 그림을 비슷하거나 비슷하지 않은 것으로 구분을 하게된다. 쉽게말해 [잘그렸다: 똑같이 그렸다][못그렸다:하나도 닮지 않았다]로 구분짓게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각적인 요소가 다분한 미술작품을 봤을 사람들은 대부분 무의식적인 감동을 받기보다는 의식적으로 이게 무슨 형탠지? 닮게 그렸는지 등을 생각한 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가 말이다.  


컴포지션8



따지고보면 듣기 싫은 소리에 스트레스가 유발되고 즐거운 소리에 나도모르게 반응을 하는 것처럼 보기에 거북스러운 색채와 형태들을 봤을 때 나도모르게 눈쌀이 찌푸려지지만 아름다운 색채와 형태들은 저희들로 하여금 하염없이 빠져들게 하기 때문이다. 무심결에 들려오는 선율에 몸이 흔들거리거나 콧노래가 흥얼거리면서 나오는 것처럼 무심결에 바라본 하늘이 너무 청아하고 아름다워서 거기에 감동을 하고 의도치 않고 바라본 야경에 눈이 휘둥그레지며 황홀경에 빠지는 일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순간적인 감흥, 감동을 느끼기 힘들다는 고정관념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미술이라는 예술에 다시한번 생각을 해봤으면 한다. 


그런 생각으로 비롯된 미술이 있다. 바로 추상미술이다.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특정한 형태로 단정짓거나 유추하기 어려운 형태, 색채들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미술...


칸딘스키는 점, 선, 형태, 색체를 이용해 그것들의 구성만으로 조화를 이끌어내고 그것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마치 여러가지 음들을 구성해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내는 작곡과 같이 말이다. 단순히 그런 형태들과 색채들을 구성해는 조화를 이루는 것을 넘어서 음악만이 가능할 것 같았던 무의식적인 감동을 미술 작품이라는 시각적인 요소를 통해서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다.

따지고보면 미술... 세부적으로 회화라고 하는 것이 어떠한 형태를 묘사하고 표현하므로써 화가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그림을 보는 관객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특정한 사물이나 인물, 풍경 등을 그리므로써 그 그림을 통해 화가 본인이 전하고자하는 메세지를 직,간접적으로 표출하고 기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디에 관점을 두느냐에따라 다르겠지만 칸딘스키는 그런 관점을 전혀 다른 곳을 두었다.

바로 본인의 생각이나 시각을 전달하고자는 역할이 아닌 단지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하나의 요소, 계기로서의 역할만 부여한 것이다. 

가장 단순하게 생각을 할 수 있는 점, 선, 형태와 색체의 조합으로 말이다.  


컴포지션8▲1923년작 컴포지션8/ 간딘스키


컴포지션 8도 그런 의도와 역할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칸딘스키의 그림들 중에게 개인적으로는 가장 추상적이면서도 음악과 같은 무의식적인 감동을 줄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을 한다. 무슨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무엇을 나타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물론 유추를 할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의미가 있겠는가 말이다.

왼쪽 상단에 보이는 보라색 원을 품은 빨갛고 검은 형태는 태양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방으로 흩어져있는 작은원들은 달과 별을 나타내는 것처럼도 보인다. 중앙에 있는 삼각형의 형태들은 높이 솟아있는 산처럼 보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생각을 하자면 광활한 우주를 표현하고 있는 듯도 하고 태양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사막의 피라미드를 연상하게끔도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미래에 있을 수 있는 도시의 한부분을 그린듯도 하고 또는 천국을 형상화한 이미지인듯도 하다.


하지만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단지 점, 선, 형태, 색채의 구성일 뿐...

그리고 그것들이 우리에게 익숙한 형상들로 유추되고 연상되는 것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그런 형태와 색채들의 조합이 신비롭고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가졌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선율로 구성된 한곡의 시비로운 교향곡을 듣는 듯한 감동을 그림하나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그림으로 이 그림에서 무엇을 연상하고 유추할 수 있는지는 생각해보는 것도 좋지만 괜찮다면 조금 떨어져서 그냥 여기에 구성되어있는 점, 선, 형태 그리고 색채의 조화들을 아무런 생각없이 그냥 느껴보기를 바란다. 칸딘스키가 바란것이 그것 아니었을까?


컴포지션8


우리가 음악이나 미술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들은 전부 자연에서 느끼는 감동들과 같다.

신비하고, 경이롭고 어떨때는 경외심마저 들게하는 자연을 보고,듣고 느끼고 있노라면 인간이라는 것이 한낱 먼지와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감동 후에 찾아오는 자기 반성(?)적인 시간이 아니라 그런 자기반성, 자아성찰을 하게끔 만든 자연, 그리고 그 감동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 감동을 이 글을 보고 있는 여러분들도 한번쯤은 느껴봤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때를 떠올려보자 우리가 언제 그런 광경을 보고, 들었을 때 또는 맡았을 때 다른 생각을 한적이 있었는가 말이다. 


'와~ 아름답다. 어떻게 저렇게 아름답지?' 이게 끝이다. 저 광경이 무엇과 닮았고, 무엇을 의미하고, 상징하는 것이며 어떻게 논리적으로 저러한 현상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 설명하고 이해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 '감동을 받았다'로 끝나는 것이다. 음악이든 미술이든 그것을 해석하려들고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다보면 진짜 감동을 느낄 수 없다.

간딘스키의 그림을 보고 다른 생각은 잠시내려놓고 조화롭게 이루어진 형태의 구성과 색채의 구성을 순수하게 느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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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우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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