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는 성서에 나오는 인류 최초의 여성입니다. 그것도 그냥 여성이 아니라 

종교적으로 말하는 [원죄]의 막대한 지분(?)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 바로 '이브' 다르게는 '하와' 입니다.


뱀에 꾐에 넘어가 먹지말아야할 선악과를 따먹고는.. 

그것도 모자라 아담까지 끌어들이면서 결국에는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는데 크게 한 역할을 한 장본인인 셈이죠. 


아무튼 이런 이브의 이야기는 그림의 소재로 많이 활용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품 속에서 이브는 뱀에 꾐에 넘어가 아담을 죄악의 구렁텅이로 밀어넣는 요부,

팜므파탈적인 요소를 강하게 부각시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아마 종교적인 관점으로서의 원죄와 타락의 순간을 이브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을 해봅니다.  


그렇기에 어떻게보면 이브는 만들어진 요부, 화가의 의도에 희생된 희생양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구의 말이든 쉽게 믿을 정도로 순진했으며 탐욕보다는 호기심이 더많은 여인이었을 이브를 

탐욕에 눈이멀고 아담을 유혹하는 요부로 만들어 버린것이죠.

다시말해 뱀에 꾐에 넣어가는 순간의 이브,

아담에게 선악과를 전해주는 순간의 이브 등과 같이 어떻게 보면 인류 최초의 여자로서 

순수함과 깨끗함으로 대변되던 여인인 이브의 잘못된 선택을 미술가들은 부각시켜 표현하고싶었던 것입니다.



구스타프 클림트 역시 다른 미술가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브의 순수함이나 깨끗함이 아니라 이브를 희생양삼아 

그녀의 타락성, 요부의 이미지를 더 부각시켜 표현을 했죠.


하지만 클림트가 다른 화가들과 다른 점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이브의 타락성 요부를 부각시키고는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브의 잘못된 선택,  이브의 행위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이브에만 집중이 되어있다는 것이죠.


클림트는 이브를 요부, 타락성 충만한 여인으로 표현을 하고는 있지만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춘것이 아니라 여인으로서의 매력, 

아니 그 매력을 넘어선 마력을 표현하고있는 것입니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브를 유혹하는 뱀도 없습니다. 선악과도 없습니다.

단지 벌거벗은 이브만 있을 뿐입니다.


백옥같은 피부에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 유혹하듯 우리를 내려다봅니다.

볼은 붉게 상기되어 있으면 입가에는 보일듯 말듯 옅은 미소가 보입니다.

조용히 대상을 유혹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순수하게도 보이는 이 클림트의 이브는 

눈빛하나, 몸짓하나로 우리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이브의 유혹에 넘어간 아담은 뒤에서 눈을 감고 침묵하고만 있을 뿐입니다.

눈을 감은 아담은 상징적으로 죽음과 무기력함을 의미합니다.

그런 무력감에 젖어 있는 아담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모르게 아담에게 동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아무튼 클림트는 이렇게 아담을 무력하게 만드는 팜므파탈의 이브를 표현했습니다.

이브가 아담을 유혹하는 장면도 필요가 없습니다. 

너무나도 달콤하고 맛있어보여 한입배에 물고 싶은 선악과도 필요없습니다.

 이브 하나만 있으면 되는 것입니다. 

모든 남자를 무기력하게 만들어 버릴 수 있는 그녀의 치명적인 눈빛만이... 

선악과보다 달콤한 그녀의 입술만이 있으면 그만인 것입니다. 

그럼 그 어떤 남자도 죄악의 구렁텅이에 빠져버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제가 이 그림을 실제로 접했을 때 그 충격은 아직도 잊지못합니다.

이브를 표현한 붓의 터치, 그 색구성은 실로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그녀의 피부는 금방이라도 만져질것같이 투명했으며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가면 차가운듯 따뜻한 그녀의 온기가 느껴질 것만 같았죠.

그녀의 몸짓, 눈빛, 미소만으로도 숨이 멎을 것 같았는데 피부아래 핏줄까지 느껴지는 표현이라니....

제가 이브를 모티브로한 모든 작품을 알고 있지는 않지만

저에게는 이브를 표현한 최고의 작품은 바로 이 작품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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